별점 : ★★★★☆
한줄평: 삶의 구멍은 나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드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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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편혜영 장편소설 홀(hole) 소개합니다.
1972년 출생의 작가는 현재 명지대학교 조교수로
재직 중인 교수입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이슬 털기>로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인 홀(hole)은 2016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2018년 셜리 잭슨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상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지나가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7년 제정된 셜리 잭슨상은 과거 1년간 출간된 심리 서스펜스, 호러, 다크판타지 작품 들을
단편~장편, 앤솔로지 부분으로 나눠 수상하며 매년 7월 보스턴에서 개최하는 SF 컨벤션인
리더콘에서 발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수상 했어요.
책은 다음과 같은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책의 주인공인 오기는 지도학 분야에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는 교수입니다. 부모를
일찍 여읜 탓에 성공을 하려는 마음이 독한
사람입니다. 반면 그의 아내는 글을 쓰는 데
재주는 있지만 한 곳에 좀처럼 자리잡지를 못합니다.
기자, 작가, 편집자 등 이것 저것을 전전하다
제대로 된 글 하나를 얻어내지 못하죠. 세월이
지나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고, 정원이 있는 전원
주택에서 두 사람은 그렇게 흘러가듯 살아갑니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아내는 사망하게 되고
주인공 오기는 반신불수가 되었습니다.
턱뼈는 산산조각 나고 왼손을 간신히 움직입니다.
교수로서의 명성과 권위는 스러져 가고, 망가져갑니다.
그런 그를 장모님이 돌보기 시작하는데요.
장모님은 아내가 한껏 가꾼 정원에 커다란
구멍(hole)을 파기 시작합니다.
<아오이 가든>, <재와 빨강>, <밤이지나간다> 등에서
보여준 가슴이 서늘하고 무미건조한 문체의 작가의 글은
스릴러적인 부분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기는 스스로 제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 삶에서도 아내를 분리해 생각한 적은 없었다.
아내도 마땅히 그래야만했다.
오기를 분리해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스스로 제 삶을 꾸려야 한다는 뜻이었다.
살면서 연인이던 부부던 권태나 실망감을
겪게 될 텐데,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 지는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아요. 애초에 즉흥적이던 아내와 꾸준한 오기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니면 서로 사랑했지만, 아내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남편인 오기가 의도했던 것인지도 모르고요.
즉 사십 대는 권력이나 박탈감, 분노 때문에
쉽게 죄를 지었다. 권력을 가진 자는 오만해서
손쉽게 악행을 저지른다. 분노나 박탈감은
곧잘 자존감을 건드리고 비굴함을 느끼게 하고
참을성을 빼앗고 자신의 행동을 쉽게 정의감으로
포장하게 만든다. 힘을 악용하는 경우라면 속물일
테고 분노 때문이라면 잉여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십 대는 이전까지의 삶의 결과를 보여주는 시기였다.
또한 이후의 삶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영영 속물로 살지, 잉여로 남을지.
같은 책 78p
삶은 한 번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겹 한 겹
쌓여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기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 있었던 선택들은
이후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게 합니다.
자신이 해왔던 삶의 결정에 대해 주인공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장모님은 왜 죽어버린 딸의
남편을 돌보게 된 걸까요.
읽어 가다 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전에소설집 <밤이 지나간다>로알게 되었습니다.
작가 특유의 문체가 마음에 들어
작가의 책들을 한 권씩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작가가 있는 게 참 반갑습니다.
<홀(hole)>은 200p 되는 소설이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습니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라인은 여러분들을
오기의 내면과 삶으로 끌어당길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을에 스릴러 한 권 어떠신가요.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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