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
한줄평: 책 덕후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머글들이여 책의 세계로 오세요!
아이돌 덕후가 머글들에게 자신의 아이돌을 전파하는 것처럼, 책을 권하는 책이있다.
마포fm 지역라디오 DJ 이력, 싱어송라이터, 다재다능한 재능을 지닌 '겨울서점'으로 유명한 북튜버 김겨울의
'독서의 기쁨'이다.
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가가 꽤나 공들여서 만든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눈이 아프지 않을 책 표지의 색감과 더불어 손끝에서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 무겁지 않은 책의 무게까지.
책 덕후인 작가가 신경써서 만든 굿즈에 가깝다.
책을 권하는 책들은 상당수가 사람들을 계몽내지는 훈계하려는 책들이 많은데 여타의 독서법이나 독서일기처럼 "내가 이렇게 책을 많이 읽었다!"류의 자랑이 없다.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도 아니다.
책 덕후들이라면 조곤조곤 책에 대하여 수다를 떠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책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이 책의 캐치프라이즈-'책 읽고 싶게하는 책'-처럼 책을 읽고 싶게 하는 책이다.
책은 1부~3부로 이뤄져 있다.
1부 물성과 정신성 2부 만남과 동거 3부 책의 세계로 이뤄져 있다.
1부~2부는 책을 접하는 방법(책을 만나는이야기가 더 적합할 것이다.)
3부에서는 본인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담고 있다.
1부 물성과 정신성에서는 책의 외적인 요소 - 책의 무게, 내지, 가름끈 등 -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의 책 고르는 취향,
그리고 책을 읽기 위하여 필요한 외부적 도구들과 책 읽기 좋은 장소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고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인생의 방향까지도 생각하게 만든다.
외양에만 디자인이 있는건 아니다. 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해도,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우리는 '가독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책을 바라본다. 가독성 역시 디자인이 책임지는 영역이다. 서체, 줄 간격, 여백, 들여쓰기 등 다양한 요소의 결합이 잘 읽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나눈다.
…
그러니까 겉도 속도, 다 꼼꼼하게 고르고 세심하게 구성해야 한 권의 훌륭한 책이 완성되는 법이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
매일의 삶 역시 자신이 기획한 방향 이외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어떤 무게로, 어떤 모양으로, 어떤 간격으로 살아갈지 세심하게 고르지 않는다면, 글쎄, 누가 나를 읽을 수 있을까. 펼쳐봤다 놀라서 도로 닫아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 독서의 기쁨 28~32p-
'책이 내용만 좋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책을 맞이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것과 같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책을 고를 때 서점에 직접 가서 사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반가웠다. 책 덕후들이 하는 행동들 - 가능하면 전자책 보다는 실물책이 더 좋은 점, 중고서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점, 책을 갖고 다니고 있어도 또 책을 챙겨가는 점- 등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도 그렇지.' 하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필자의 경우는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본다면 휘리릭 넘겨보다가 멈추고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을 읽어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 성공률은 반반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책을 고르는 분들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댓글로 글을 써달라.)
저자는 1장과 2장에서 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본인의 취향을 찾아가기를 권하고 있다. 내지의 종류, 글씨체, 장평과 자간 등 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외부적 요소를 배재하고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책을 잘 읽어보지 않거나, 책을 이제 읽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1장은 꽤나 좋은 안내문이 될 것이다.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은 그사람의 관심분야가 책장에 반영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사람의 머릿속이 책장에 꽂힌 책과 점점 닮아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P141
3부에서는 책에 대한 서평과 더불어 책을 다루는 매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유튜버로서 자신의 직업윤리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엿보인다.
매 영상을 만들 때 두렵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까봐.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가 봐, 밑천이 떨어질까봐, 사람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을까 봐, 구독자수가 줄어들까 봐 두렵다. 그 중에서도 제일 두려운 것은 내가 세운 원칙을 내가 무너드리는 것이다. 작은 것들에 일희일비하며 나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을 까봐, 무슨 일을 하든 나 자산을 지키는 것이 결국 나의 자산이 될 것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동시에 나를 끊임없이 돌아보는 것만이 나를 지키리라는 것 또한 잊지 않으려고한다. P282
다만 이 책은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북유튜버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읽을 때 생각한 이야기들이 많지 않아 아쉬울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2019,유유 ≫를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한다. … 어떤 계기로 읽게 되든 책은 일단 친해지기만 한다면 평생 배신하지 않을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P287
저자의 바람을 마지막으로 두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책의 종말을 두려워 하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덕후들이 존재한다면 책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한번쯤 책을 들어 읽어보자. 멋으로라도 책을 집어들고 읽어보자. 어떤 책이건, 당신에게 책은 저자의 말처럼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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